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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기 정리]2025년 시작

by haella 202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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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새해, 새해

 

2025년의 첫날이 시작되었습니다.

벌써 두 번째 날이 되었네요.

이제 치매 15년 차에 접어든 엄마는 여전히 그럭저럭 잘 지내고 계십니다.

어제는 동생들과 그 가족들이 함께 모여 떡 만두국 브런치를 즐기고,

차를 두 번이나 마시면서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슬픈 제주공항 사건,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 소식,

엄마의 가족들의 건강,

그리고 아이들의 소식 등등.

새해의 희망을 찾기 어려운 대화에 모두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동생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니,

엄마는 아끼는 아기 인형에게 가슴을 드러내놓고 젖을 먹이는 자세로 누워 계셨습니다.

순간 당황하고 놀라웠지만,

숨을 깊게 쉬고 "엄마, 아기가 먹고 있어?"라고 물었더니,

엄마는 "배 안 고픈가 봐. 안 먹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엄마의 원피스 단추를 채워드리며,

잠시 망측하게 생각했던 내 마음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이렇게 너를 키웠단다.'라는

엄마의 눈빛이 전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너희 모두를 사랑으로 가득 채우며 이렇게 키웠단다.'

과연 세상에서 어떤 인연으로 부모와 자식이 되었을까요?

 

드라마의 단골 소재처럼, 시간이 된다면

엄마와 함께 과거로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엄마의 어머니, 전공녀씨가

어린 김영예씨에게 장독대 소금 항아리 속에 감춰둔 고등어를 구워서

젓가락으로 발라 하얀 밥 위에 올려주며 "

어여 먹어," 하던 그 아름다운 순간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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