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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퇴행이 아닌 순환입니다. - 아이로 돌아가는 부모와의 동행 치매를 처음 마주하는 가족은 당혹스럽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는 일은 마음 깊은 곳까지 흔들어 놓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인생의 퇴행'이라 표현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더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순환’입니다.우리는 모두 한때 누군가의 아기였습니다. 부모님의 손길과 사랑 속에서 자라났고, 보호받으며 세상을 배워왔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인생이 한 바퀴를 돌아, 부모님이 다시 아이처럼 변해가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는 이제 그 손을 다시 잡아드리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것은 절망적인 퇴보가 아니라, 사랑의 순환이자 삶의 자연스러운 순리일지도 모릅니다. 노년기 퇴행 행동, 단순한 '망각'으로 보지 마세요치매는 .. 2025. 5. 10.
치매환자의 밤낮이 바뀌는 이유와 대응법 치매 환자의 대표적인 행동 변화 중 하나는 ‘밤낮이 바뀌는 증상’입니다. 낮에는 졸고 밤에는 깨어서 배회하거나 말이 많아지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죠. 이런 수면-각성 주기의 혼란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간병인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치매 환자에게 밤낮이 바뀌는 이유와 그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법을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낮에는 졸고 밤에는 깨어 있는 이유는? (수면장애의 시작)치매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낮에 졸고 밤에는 잠을 못 이루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불면증이 아니라 치매로 인한 수면-각성 주기의 붕괴에서 비롯됩니다. 노년층은 원래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하면서 수면 질이 낮아지지만, 치매 환자의 경우 시상하부 기능 저하로 인해 생체시계가 더 심하게 무너집니다... 2025. 5. 10.
치매 환자와 미용실 이야기 — 예쁜 치매라 불리는 어머니와 가족의 동행 치매는 때때로 우리의 일상에 아기자기한 웃음을 안겨줍니다. 물론, 돌봄을 하는 가족의 마음에는 웃음 뒤에 감춰진 고단함이 있지만요. 오늘은 저희 가족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치매 환자와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순간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파마하러 간 미용실에서의 유쾌한 한마디얼마 전, 어머니와 함께 미용실에 다녀왔습니다. 손자도 동행해 온 가족이 오랜만에 외출한 날이었죠. 어머니는 평소 깔끔하게 머리를 정돈하는 걸 좋아하셔서 이번에도 기분 좋게 파마를 하기로 했습니다. 미용실에 앉아 파마 준비를 하던 중, 언니가 농담을 던졌습니다. “엄마, 어버이날 선물로 파마하는 거야~” 라고요.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머니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개똥 같은 소리 하지 말고 .. 2025. 5. 9.
치매 환자와 가족의 따뜻한 유대 — 손녀 딸의 망고 케잌 이야기 치매는 기억을 흐리게 하지만, 사랑과 정성은 끝까지 마음속에 남아 있는 법입니다. 오늘은 저희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합니다.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니와 손녀딸, 그리고 가족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한 순간들 말입니다. 손녀딸이 사온 망고 케이크와 어머니의 웃음얼마 전, 손녀딸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할머니(저희 어머니)를 위해 망고 케이크를 사왔습니다. 어머니는 망고를 특히 좋아하셨기에 손녀딸은 직접 유명한 가게에서 케이크를 골라왔지요. 치매로 인해 많은 기억이 희미해진 어머니였지만, 케이크를 보시자마자 얼굴이 환해지셨습니다. 한 입 드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은 가족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그런데 케이크를 드시던 중 어머니는 문득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집에 계실 .. 2025. 5. 9.
고양이와 치매 환자의 특별한 유대 — 반려묘가 주는 위로와 삶의 활력 치매는 가족 모두에게 크고 작은 어려움을 안겨줍니다. 기억이 흐려지고 일상이 낯설어질수록 치매 환자는 외로움과 불안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의 틈을 부드럽게 채워주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집에서 함께 사는 반려묘(고양이)입니다. 저희 집에도 한 마리 고양이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고 난 후, 우리 고양이는 조용히 어머니 곁에 머물며 말없는 위로를 건넸습니다.이번 글에서는 고양이라는 반려동물이 치매 환자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반려묘와 환자 사이에 어떻게 특별한 유대가 형성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고양이와 치매 환자가 맺는 조용한 교감고양이는 일반적으로 강아지에 비해 독립적이고 조용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 특성 덕분에 치매 환자와의 관계에서.. 2025. 5. 8.
반려동물이 치매 환자에게 주는 위로와 기억의 다리 — 오봉이와 어머니 이야기 치매는 기억을 앗아가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흐리게 만들지만, 마음 깊은 곳의 감정과 정서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오랜 시간 치매와 함께 살아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는 늘 오봉이라는 이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봉이는 오래전에 저희 가족과 함께했던 하반신 마비 강아지였습니다. 몸이 불편했지만 누구보다도 밝고 애교 많은 반려견이었죠. 어머니는 아직도 오봉이 이야기를 꺼내며 환하게 웃으십니다.이 글을 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반려동물이 치매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어떤 위로가 되는지를 저희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오봉이와 어머니의 특별한 관계오봉이가 하반신 마비라는 큰 장애를 안고 살았던 시간은 어머니에게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하.. 2025.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