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때때로 우리의 일상에 아기자기한 웃음을 안겨줍니다. 물론, 돌봄을 하는 가족의 마음에는 웃음 뒤에 감춰진 고단함이 있지만요. 오늘은 저희 가족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치매 환자와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순간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파마하러 간 미용실에서의 유쾌한 한마디
얼마 전, 어머니와 함께 미용실에 다녀왔습니다. 손자도 동행해 온 가족이 오랜만에 외출한 날이었죠. 어머니는 평소 깔끔하게 머리를 정돈하는 걸 좋아하셔서 이번에도 기분 좋게 파마를 하기로 했습니다. 미용실에 앉아 파마 준비를 하던 중, 언니가 농담을 던졌습니다. “엄마, 어버이날 선물로 파마하는 거야~” 라고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머니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개똥 같은 소리 하지 말고 비켜라!” 미용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 순간 크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저희도 웃음을 참지 못했고, 미용실은 한바탕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물들었습니다.
어머니는 치매 진단을 받으신 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이런 유쾌한 농담과 귀여운 말투로 주변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곤 하십니다. 그래서인지 동네 분들은 어머니를 보며 “예쁜 치매야”, “귀여운 치매야” 라며 칭찬 섞인 말을 건네곤 합니다.
예쁜 치매라는 말, 가족의 진짜 속마음
사실 이런 따뜻한 말들이 들릴 때마다 가족의 마음은 조금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치매는 단순히 귀엽거나 웃음만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흐려지고, 일상이 낯설어지고, 때로는 감정이 예민해지기도 하는 병입니다. 돌봄을 맡은 가족 입장에서는 매 순간 인내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어머니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사랑받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위로를 받습니다. “예쁜 치매”라는 말은 어쩌면 어머니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저희 가족이 함께 노력하며 만들어낸 결과라는 자부심도 생깁니다.
치매 환자와 가족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이유
치매 환자와 가족이 웃음을 잃지 않고 동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 가벼운 농담과 유머
부드러운 농담은 환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가족 간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줍니다. 저희 언니의 농담처럼요. - 환자의 자존감 존중
치매 환자도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더 밝아집니다. 미용실에서 어머니가 파마로 기분을 전환하셨던 것처럼요. - 작은 일상의 참여
외출, 미용실 방문 등 작은 활동은 환자에게 활력을 주고 가족 모두에게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
동네 이웃이나 친구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힘이 됩니다.
치매 가족을 위한 작은 실천 팁
- 긍정적인 언어 사용하기: 칭찬과 웃음을 자주 표현해 환자의 기분을 살려주세요.
- 일상 속 활동 함께하기: 미용실, 산책, 카페 등 환자가 좋아할만한 활동을 가족과 함께 해보세요.
- 감정의 기복 받아들이기: 치매 환자는 감정이 자주 바뀌므로 여유 있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주변 사람들과 교류 늘리기: 이웃이나 친지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세요.
마무리 — 웃음과 사랑으로 함께 걷는 길
치매는 결코 가벼운 병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가족의 웃음과 사랑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미용실에서의 작은 한마디, 손주의 동행, 언니의 농담처럼 일상 속 소소한 장면들이 모여 치매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힘이 됩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앞으로도 치매 환자와 가족이 함께 나누는 따뜻한 순간들과 실질적인 돌봄 팁을 소개하려 합니다. 오늘 저희 어머니의 “개똥 같은 소리 하지 말고 비켜라”라는 유쾌한 한마디가 여러분께도 작은 웃음을 안겨드렸길 바랍니다.
치매 환자와 가족 모두가 오늘 하루도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