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치매가족3

치매는 퇴행이 아닌 순환입니다. - 아이로 돌아가는 부모와의 동행 치매를 처음 마주하는 가족은 당혹스럽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는 일은 마음 깊은 곳까지 흔들어 놓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인생의 퇴행'이라 표현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더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순환’입니다.우리는 모두 한때 누군가의 아기였습니다. 부모님의 손길과 사랑 속에서 자라났고, 보호받으며 세상을 배워왔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인생이 한 바퀴를 돌아, 부모님이 다시 아이처럼 변해가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는 이제 그 손을 다시 잡아드리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것은 절망적인 퇴보가 아니라, 사랑의 순환이자 삶의 자연스러운 순리일지도 모릅니다. 노년기 퇴행 행동, 단순한 '망각'으로 보지 마세요치매는 .. 2025. 5. 10.
[치매간병일기]25년 4월 22일 : 손목 깁스하게 된 사연 반깁스와 민트초코의 위로며칠 전부터 손목이 계속 아팠습니다.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시더라고요.인대가 늘어난 건지, 아니면 뼈에 실금이 간 건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하셨어요. 엑스레이 결과를 보신 선생님은,뼈에 금이 간 것 같다고 하시며 반깁스를 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저는 약을 처방받고 약국으로 향했지만,마음은 무거웠습니다. 깁스를 한 손목을 바라보며, 낯설고 복잡한 감정을 느꼈습니다.매일 저녁 어머니를 목욕시켜 드리고,옷을 갈아입히는 일상이 익숙해져 있었는데,이제 그 일들이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습니다.반깁스이긴 하지만, 목욕시킬 때는 잠시 풀고 조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그동안 제 손목이 얼마나 무리를 해왔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2025. 5. 2.
[치매 간병 일기] 엄마가 찾는 "엄마"…48년 전의 그리움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던 중,엄마는 안방으로 들어가며 갑자기 이렇게 외치셨습니다.“엄마!”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엄마는 화장실 문을 열어보고, 드레스룸 문을 열어보고,심지어 베란다 문까지 열며 무언가를 찾으셨습니다.그 무언가는,48년 전에 세상을 떠나신엄마의 친정어머니,저에겐 외할머니인 전공녀씨였습니다.치매가 진행되면서엄마의 기억은 점점 더 과거로 흘러가고,그 흐름 끝에는 항상 외할머니가 계신 듯합니다.생명의 뿌리, 존재의 시작점에서엄마의 기억이 머무는 걸까요?저도 모르게집 안 구석구석을 같이 살펴보며엄마의 마음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지금은 뵐 수 없는 외할머니를엄마와 함께 찾아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엄마의 엄마가 계셨기에엄마가 태어났고,엄마가 있었기에나도 세상에 왔구나.”그렇게 또 하루의 간.. 2025.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