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치매4 치매는 퇴행이 아닌 순환입니다. - 아이로 돌아가는 부모와의 동행 치매를 처음 마주하는 가족은 당혹스럽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는 일은 마음 깊은 곳까지 흔들어 놓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인생의 퇴행'이라 표현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더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순환’입니다.우리는 모두 한때 누군가의 아기였습니다. 부모님의 손길과 사랑 속에서 자라났고, 보호받으며 세상을 배워왔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인생이 한 바퀴를 돌아, 부모님이 다시 아이처럼 변해가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는 이제 그 손을 다시 잡아드리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것은 절망적인 퇴보가 아니라, 사랑의 순환이자 삶의 자연스러운 순리일지도 모릅니다. 노년기 퇴행 행동, 단순한 '망각'으로 보지 마세요치매는 .. 2025. 5. 10. 치매 환자와 미용실 이야기 — 예쁜 치매라 불리는 어머니와 가족의 동행 치매는 때때로 우리의 일상에 아기자기한 웃음을 안겨줍니다. 물론, 돌봄을 하는 가족의 마음에는 웃음 뒤에 감춰진 고단함이 있지만요. 오늘은 저희 가족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치매 환자와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순간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파마하러 간 미용실에서의 유쾌한 한마디얼마 전, 어머니와 함께 미용실에 다녀왔습니다. 손자도 동행해 온 가족이 오랜만에 외출한 날이었죠. 어머니는 평소 깔끔하게 머리를 정돈하는 걸 좋아하셔서 이번에도 기분 좋게 파마를 하기로 했습니다. 미용실에 앉아 파마 준비를 하던 중, 언니가 농담을 던졌습니다. “엄마, 어버이날 선물로 파마하는 거야~” 라고요.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머니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개똥 같은 소리 하지 말고 .. 2025. 5. 9. 엄마와 오봉이 소중한 추억 - 개손자 놀러 왔어요 창밖으로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영상 속에는 저의 엄마와, 오래도록 우리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반려견 오봉이,집에 놀러 온 강아지가 함께하는 평화로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엄마와 오봉이의 이 소박한 일상 속에는,제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잊을 수 없는 따뜻함이 배어 있습니다.엄마는 손에 든 사과를 강아지에게 조심스럽게 내밉니다.작은 입으로 사과를 받아먹는 강아지의 모습은 지금 다시 봐도 사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함께 마주 앉아 같은 음식을 나누는 이 평범한 순간들이, 엄마와 강아지는 서로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활기 넘치는 공원에서의 산책 장면을 보며,예전 오봉이와 함께 했던 수많은 산책길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엄마 곁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오봉이의 모습은 늘 저희 가족.. 2025. 5. 7. [지난 일기 정리]2025년 시작 2025년의 첫날이 시작되었습니다.벌써 두 번째 날이 되었네요.이제 치매 15년 차에 접어든 엄마는 여전히 그럭저럭 잘 지내고 계십니다.어제는 동생들과 그 가족들이 함께 모여 떡 만두국 브런치를 즐기고,차를 두 번이나 마시면서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슬픈 제주공항 사건,대통령의 탄핵과 체포 소식,엄마의 가족들의 건강,그리고 아이들의 소식 등등.새해의 희망을 찾기 어려운 대화에 모두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동생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니,엄마는 아끼는 아기 인형에게 가슴을 드러내놓고 젖을 먹이는 자세로 누워 계셨습니다.순간 당황하고 놀라웠지만,숨을 깊게 쉬고 "엄마, 아기가 먹고 있어?"라고 물었더니,엄마는 "배 안 고픈가 봐. 안 먹네."라고 대답하셨습니다.엄마의 원피스 단추를 채워드리며,잠시 망측하게 생.. 2025. 5.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