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하나 신기는데,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오늘 아침, 참 평범하게 시작된 하루였어요.
주간보호센터에 가야 하는 엄마에게 양말을 신겨드리려는데…
갑자기 오른쪽 손목이 너무 아파서
그 단순한 동작 하나조차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양쪽 손목이 조금 불편하긴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갑작스럽게 통증이 심해질 줄은 몰랐습니다.
속상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요.
겨우겨우 옷을 입혀드리고,
아침 식사로 닭죽을 챙겨드렸어요.
약도 잊지 않고 챙기면서 ‘요즘 손목을 혹사시킨 일이 있었던가?’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최근 엄마가 약을 삼키기 어려워하셔서
약을 가는 작은 도구를 샀는데요.
그걸 돌릴 때 손목에 무리가 갔던 모양이에요.
오늘은 약을 가지 않고, 딸기를 몇 개 드시게 한 다음
그대로 약을 드시게 했더니 다행히 잘 넘기셨답니다.
시간 맞춰 엄마를 보호센터 차량이 오는 곳까지 모셔다 드리고
이제야 겨우 출근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요…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데 있어서
손목이 아프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씻겨드리는 일, 식사 보조, 부축까지… 손을 안 쓰는 게 없거든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엄마 돌봄과는 별개로
그냥 '나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저는 네 번이나 시술을 받았습니다.
2015년 왼쪽 손목 건초염 시술,
2022년 하지정맥류 시술과 목 디스크 5-6번 시술,
2023년 초봄에는 목 디스크 3-4번 시술까지…
돌이켜보니 참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네요.
다행히 혈압이나 당뇨는 없지만
오늘처럼 양말 하나 신기는데도 몸이 안 따라줄 땐
정말이지 마음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앞으로는 내 몸을 더 요령껏 지키면서
엄마를 돌보는 방법을 조금씩 찾아보려 해요.
결국 정답은 '운동'이라는 거, 알고 있으면서도 참 실천은 어렵네요.
오늘 하루, 내 몸을 더 아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께도 조용히 물어보고 싶어요.
"당신의 몸도, 마음도… 지금 잘 돌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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